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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웠던 한여름의 밤. 장마가 다시 온건지, 비가 다시 폭풍처럼 쏟아져 내렸다.
난 그 새벽, 온 신경이 몰두 세워져 있었고, 난 그 온 신경에 몰두히 집중을 하였다. 그랬더니,
밖에선 비가 쏴아아, 쏴아아, 하며 내리고, 방에선 내가 지금 쓰고 있는 글의 타이핑과, 똑딱,
똑딱, 똑딱, 똑딱, 하며 소리를 내는 시계의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나의 캄캄하기도
복잡하기도 한 머릿속의 요란함도 느껴지기 시작했다. 빗 소리 처럼 나는, 너무나 차갑고
금방 땅에 떨어져 버려서 인지, 금방 울컥하거나 쉽게 무력해졌었다. 그래서 난 비오는 새벽이 너무 좋았다. 왠지 춥고 나태한 나를 달래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또 비의 차갑고,
금방 땅에 떨어져 버리는 성질이 나와 비슷했기에, 왠지 모를 동질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근데 앞서 말했던, 온 신경에 집중을 쏟아부어서 인지 내겐 소음들과 머릿속 요란함들이
다 느껴져서 괜히 예민해지고 신경이 좀 날카로워지는 듯 했다. 그래서 난 눈감고 명상을 하며, 나의 온갖 신경들을 내 호흡에 맡기기로 했다. 그랬더니 나의 심장소리가 울려퍼지고,
몸속 혈관의 흐름까지도 느껴지고 있었다. 그래서 더더욱 호흡에 집중했다.
마음이 편안해져 갔고 온 정신이 맑아지는 듯 했다. 그렇게 시간이 조금씩. 조금씩. 흘렀을려나. 시간은 천천히 자연스럽게 흘러져 갔고, 날은 조금씩 맑아지고 밝아져 갔다.
그렇게 나는 서서히 몸이 가벼워 지기 시작했고, 그렇게 눈을 떴다. 날이 맑아진 것 처럼,
내 정신도 정말 맑아져 갔고 상쾌하였다. 원래라면 잠이 왔어야 했는데, 잠이 오질 않았다.
그래서 밝아진 바깥을 나가보았는데, 해가 동뜨는 동시, 무지개도 활짝 펴져 있었다.
너무나 아름다웠고 내 마음도 무지개처럼 활짝 펴져 있었다. 바닥에 곳곳 웅덩이가 있었고,
그 웅덩이들은 태양의 빛이 반사되어, 난 그 웅덩이들을 빛웅덩이라고 부르고 싶었다.
여름의 풀 냄새와 환한 하늘을 보며 난 생각했다.
살길 정말 잘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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